본문 바로가기
라이프

헤어질 결심, 죽음이 두렵지 않은 미결의 사랑

by 오블링 2022. 10. 27.

출처: 구글 이미지

1.박찬욱의 멜로 영화 , 그 흥미로움

감독 박찬욱의 영화라고 하면 보통 극단적이거나 감정적, 표현주의적이고 주로 블랙코미디를 이루거나 잔혹한 폭력을 묘사하는 장면들이 자주 발견됩니다. 그래서 처음 박찬욱의 멜로 영화라고 하였을때 과연 잔혹한 표현과 폭력적인 묘사를 주로 표현하기 좋아하는 감독이 빚어낸 멜로 영화는 어떤맛이고 어떤 색깔일까? 하는 의구심? 비슷한 흥미로움이 생겼습니다.

더군다나 평소 호감이 있었던 박해일, 탕웨이 이 두 주인공이 만났을때, 한국말이 서투른 중국인 탕웨이와  자기만의 색깔이 뚜렷한 박해일의 사랑과  멜로의 색깔은 어떤 느낌이고, 박찬욱 감독은 이 두사람의 멜로를 어떻게 그려냈을까? 두 사람의 합은 분명 매력적일것이라는 생각과 이 영화는 꼭 한번 보고싶다는 호기심이 생겼습니다.

더군다나 2022.07월 칸 영화제에서 감독상을 받았다고 하니 해외에서도 여러 평론가들에게 인정을 받은 이 영화는 분명 내가 모르는 어떠한 큰 매력이 있을거라는 확신 같은게 생겼습니다.그리고 그 확신은 역시나 이 영화에 그대로 담겨 있었습니다.

출처: 구글 이미지

2.영화의 줄거리 

산 정상에서 추락한 한 남자의 변사 사건을 우고 이 사건의 담당 형사 '해준'(박해일)과 사망자의 아내 '서래'(탕웨이)와 마주하게 됩니다. "산에 가서 안 오면 걱정했어요, 마침내 죽을까 봐." 남편의 죽음 앞에서 특별한 동요를 보이지 않는 '서래'의 모습을 본 경찰은 보통의 유가족과는 다른 모습의 '서래'를 용의선상에 올립니다. '해준'은 사건 당일의 알리바이 탐문과 신문, 잠복수사를 통해 '서래'를 알아가면서 그녀에 대한 관심이 점점 커져가는 것을 느낍니다. 한편, 좀처럼 속을 짐작하기 어려운 '서래'는 상대가 자신을 의심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해준'을 대하게 됩니다. 이에 진심을 숨기는 용의자와 용의자에게 의심과 관심을 동시에 느끼는 형사 해준은 점점 서래에게 빠져들어 사랑 그 이상의 편안함을 동시에 느끼게 되며 사랑은 시작하게 됩니다.

 

 

3.총평(어른들을 위한 멜로, 영화 '헤어질결심')

다시 곱씹어 보게 되는 헤어질 결심의 명대사들이 있습니다."날 사랑한다고 말하는 순간 당신의 사랑이 끝났고,당신의 사랑이 끝나는 순간 내 사랑이 시작됐죠." 송서래(탕웨이)가 장해준(박해일)에게 한 말입니다. 얼굴을 보며 한 얘기가 아니라 전화 통화로, 한국어가 아닌 중국어로 말한 대목 입니다. 이 말만큼은 진정을 다 해 얘기하고 싶었던 걸까요? 이 말을 하게 된 시점 또한 기가 막힙니다. 거센 파도가 치는 해변에서 플라스틱 양동이를 들고, 자신을 해준(박해일)의 미결 사건으로 남기게 할 선택을 실행하기 직전에 한 말입니다. 이보다 지독한 사랑이 있을까요? 

서래가 해준의 집에 갔을때 미해결 사건의 사진을 벽에 붙여두고 잊지 않고 집착하던 모습을 본 서래는 해준과의 사랑이 이루어질수 없는 사랑임을 깨닫고, 해준의 머릿속에 영원히 뿌리박혀 지워지지 않는 미결의 사건이 되고 싶었나봅니다. 

둘의 사랑은 거부할수 없이 잔잔히 스며들었고 부정하고 싶었지만 이미 시작되어 끝이 없는 사랑의 붕괴가 되어 서로를 벗어나기가 힘들어 집니다. 

헤어질 결심에서 그려낸 사랑이라는 욕망은 죽음이라는 단어와 거의 동일시 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랑하는 남자 해준의 머릿속에 영원히 박제되고 싶은 욕망으로 이루어질수 없는 사랑보단 죽음을 택하여 버린 서래가 사실 이해가 되진 않습니다. 허나 죽음을 불사하며 그 사랑을 영원히 지키고자 하는 한 여인의 애절한 마음은 같은 여자로서 그 절절함이 느껴지며,그 사랑이 밉지도 않고 부정적이게 보여지지도 않는다것입니다. 

영화를 다 보고 나와서 며칠동안은 잔상이 남고 여운이 계속 남는 이 영화는 잊혀지지 않을 제 인생의 몇없는 '인생영화'라고 부르고 싶습니다.그동안 생각해보지 못했던 이루어질수 없고 잊혀지지 않는 사랑에 대해 다시한번 돌아볼수 있는 멜로 입니다.  기회가 된다면 다시한번 영화를 반복해서 보고싶을 정도로 여운이 깊게 남습니다.원래는 영화를 두번이상은 절대 안보는데 이 영화는 예외인것 같습니다.마지막에 서래가 바다 모랫속에 들어가고 죽어가는 서래를 알 리 없는 해준이 목이 터져라 서래를 찾을때 그 절절한 마음이 느껴져 너무 애달팠습니다.'조금 더 용기를 가져보지.. .' 하는 아쉬움이 너무도 컸으며 저렇게 이루어질수 없게 된 사랑에 안타깝고 가슴이 아팠습니다.헤어질 결심,죽음이 두렵지 않은 미결의 사랑. 

나도 이런 끔찍한 사랑을 한번 꿈꾸어 보게 됩니다.

 

 

 

댓글